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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06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독후감 본문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 독후감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나오기 전부터 히가시노 게이고라는 작가를 굉장히 좋아하고 있었다. 일본 문학계에서 무라카미 하루키만큼의 파급력을 가진 작가라고 들었다. 이 책을 읽기 전에 다른 몇 권의 책을 읽고 팬이 되어 작가에 대해 찾아본 적이 있었다. 히가시노 게이고도 무라카미 하루키처럼 본업이 작가가 아니었다고 한다. 본업이 작가가 아닌데도 불구하고 소설의 스토리 구성, 캐릭터 특징 등등 흠잡을 곳 없이 재미있게 쓰는 것이 놀라울 뿐이다. 우리나라에서 나온 소설 중에는 본업이 작가가 아닌데 흥행이 된 것은 없는 것 같다. 이런 걸 보면 확실히 일본이 시장이 커서 소설이 퍼져나갈 경로도 다양하고 독자층도 다양하다고 느낀다.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은 나올 때부터 항상 인기 순위에 랭크되어 있어 알고 있었다. 그러나 나는 이미 몇 편의 게이고의 책을 읽었었기 때문에 비슷한 내용일 것이라고 짐작하고 읽지 않고 있었다. 그러다 도서관에 가게 되었는데 우연히 이 책을 발견하게 되었다. 마침 다른 책들이 눈에 들어오지 않아 빌려서 집으로 가지고 왔다. 전작들과 마찬가지로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도 시간 가는 줄 모르게 읽었다. 게이고의 책은 한 번 펼치면 다시 덮기가 힘들정도로 스토리를 이어가는 힘이 대단하다.
대략적인 내용을 설명하자면 다음과 같다.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초등학생들을 대상으로 문구류나 군것질 거리를 파는 가게가 있었다. 초등학생들이 많이 오다보니 농담식으로 시험 100점 받으려면 어떻게 해요? 라는 류의 질문이 오곤 했다. 이에 대해 답을 해주던 가게 주인은 아예 우편함을 만들어 그곳에 고민상담 우편을 받기 시작했다. 이 고민상담을 오랜 시간 동안 주인 아저씨가 해왔고 이를 통해 나미야 잡화점은 유명해지기도 했다.
반면 몇십년 후의 나미야 잡화점이라는 가게에 또 한 팀의 고민 상담 주인이 있었다. 이들은 바로 좀도둑 3명인데, 동네 근처의 집을 털고 마땅히 숨을 곳이 없어 이 가게에 숨게 되었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이들이 문을 닫고 있으면 과거의 고민상담 우편이 들어오는 것이다. 거기다 이들이 답장을 해서 보내주면, 그 세계의 시간은 더 빨리 가는지 그 결과의 우편까지 받을 수 있었다. 이런 식으로 우편을 여러 가지 사연을 가진 사람들과 주고받으면서 몰랐던 사실들을 알게 되는 등 전개가 된다.
사실 내용 자체는 잔잔하다. 게이고의 소설들은 끝에 생각지도 못한 반전들이 있었던 것 같은데 이번 소설에서는 없었다. 아니 없었다기 보다는 전작만큼 놀랍거나 충격적이지 않았다. 그저 어느 정도 예측이 가능한 내용이었다. 놀라운 반전을 기대했던 나같은 독자는 아마 실망했을 것 같기도 하다. 소설에 빨려들어가 순식가에 읽어내리기는 했지만 게이고 특유의 마지막 반전에서 오는 재미는 약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개인적으로는 나미야 잡화점의 기적이 이렇게까지 흥행한 이유도 모르겠다. 소설 자체만 놓고 보면 전작들 중에 이보다 더 재미있다고 생각되는 소설이 많기 때문이다. 이 책이 이렇게까지 잘된 이유를 개인적으로 생각해본다면, 최근 우리 사회가 즐기고 있는 감성에 부합해서이지 않을까. 현재 베스트셀러에 올라있는 책들을 살펴보자. '곰돌이 푸, 행복한 일은 매일있어', '모든 순간이 너였다' 등등 대부분이 잔잔하고 감성적인 책들이다. 이런 분위기를 원하는 독자들에게는 이만한 소설이 없다. 각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사연들도 현실적이고 그 안에서 따뜻함도 느낄 수 있다. 쉽게 말하면 힐링책이다. 이 소설도. 힐링소설이라고 하면 적절하겠다.
한편으로는 요즘 사람들이 '힐링' 이라는 키워드를 추구한다는 것에서 오는 안타까움도 있다. 얼마나 살아가는 것이 힘들면 이렇게 힐링을 좇아서라도 얻으려고 할까. 물론 나도 사는 것이 힘들지만. 힐링이라는 단어를 떠올리니 어떤 꼰대 아저씨분이 이렇게 말했던 것도 생각난다. "어려울수록 힐링 하려고 하지말고 극복 하려고 해라". 이걸 누가 모르나. 극복을 하고 싶다는 의지조차 꺾여버린 상태인데 주변에서 자꾸 다그치기만 하니 힐링이라는 키워드라도 좇을 수 밖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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